아픔과 슬픔도 길이 된다.
( 이철환.소설가 1962~ )
오랜 시간의 아픔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아픔도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바람불지 않는 인생은 없다.
바람이 불어야 나무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이유다.
바람이 우리들을 흔드는 이유다.
아픔도 길이 된다.
슬픔도 길이 된다.
지난 세월을 살아오시면서 부모들이 견뎌내야했던
고통스러운 상처들을 고스란히 전해받으며
부모와 조상을 지키고 보호하는 일을 삶의 의미로 삼는
대전산내골령골희생자 유가족분들을 만났습니다.
70여년 전의 과거역사 속에서 그들이 견뎌내야 했던 결핍과 억압들을
어찌 말로 다 풀어낼 수 있을까요?
트라우마치유를 위한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보이지 않는 줄이 한사람의 결정과 인생길을
운명같은 방식으로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무조건 연결되어 있는 것을 ..
새삼, 다시, 또, 느끼는 그런 시간이였습니다.
모든 인간은 오롯이 자신의 인생만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
이번 시간에는 "음식"이라는 주제로 접근하였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고 지지하는 작업을 통해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나를 위한 밥상'차림이였지요.
음식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그동안의 고난과 역경을 헤쳐온 나를 위한 한상차림에
뭔가 아련함과 죄스러움이 교차하는 감정을 읽을 수 있었더랫지요.
이어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한 한상가득 상차림으로 마음을 담아내고나니
그제서야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남은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가슴에 묻어둔, 견디며 살아온 아픈 고난의 세월을 감히 상상도 못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것을 일궈오신 어르신들
어릴때 그런 고통이 없었으면 살면서 헤쳐나오지못했을거라고..
아마도 돌아가신 부모님이 물려주신 정신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시며
힘든 역경을 헤쳐나가는 힘이 생겼다고 스스로를 위로하시는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겪었던 수많은 사건과 사고, 범죄, 그리고 생각지못했던 엄청난 사건들과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트라우마들 속에서 그럼에도 현재 살아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생존본능 앞에서 당당히 얼굴을 드러낼수 있는 우리는
살아남은 자의 위대한 인생임을 깨닫는 시간이였습니다.
앞으로 남은 날들에 대한 책임으로 현재를 또 살아내는 것
따뜻한 영양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상담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소낙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의 연속임에도 끝까지 참여해주신 유족회분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치유의 공간 마음의 숲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언제라도
어느때라도
두손 꼬옥 잡아드릴께요
삶이 지치고 힘이 들때면
<치유공간 마음의 숲>에서 편히 쉬어가세요...